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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story: 제 책 이야기

[Sharon의 책] 제행무상 - 모든 것은 변합니다.(1)

내가 서른 한 살 때 평생 내 스승이 되실 분을 우연히 만났다. 국내에서도 오지인 경상북도 봉화의 한 사찰에 계시는 그분은 국내에서 평생을 마음공부를 해오셨고 전국적으로 존경받는 수행자라고 누구인가 내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처음 그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는 '아!'하고 말문이 막혔다. 그분이 입을 떼시기도 전에 그에게서 나오는 자애와 평온함으로 내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런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 ‘이럴수가 있구나. 언어를 떠나 온 몸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구나. 나 저분처럼 되리라.‘

그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찾아 헤매이던 내 20대가 떠오르며 설움이 복받쳤다. 1시간 내내 숨죽여 통곡하듯 울었다. 그리고 그분은 나의 스승이자 제2의 어버이가 되었다. 그분처럼 되기 위해 지난 8년간 참 많이 애를 썼다.

그분은 길을 잃고 헤매이던 내게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진리를 가르치셨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변한다‘라는 뜻이다. 사실 매일 매순간 내 몸도, 마음도, 사람들의 몸도, 마음도 산도 바다도 변했다.

우리가 이 진리를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데에서 모든 고통이 시작됨을 알게 되었다. 인간도 세계도 관계도 매순간 변하고 사람은 나고 죽기에 사랑하는 사람도 평생 내 옆에 있을 수 없었다. 우정이 사랑이 되어 점점 더 불타오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식어버리기도 했다. 내가 하는 일(doing), 내가 가진 소유(having)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변할 수 있었다.

그러니 변하는 대상에 내 행복의 기반을 두면 내 행복은 쉽사리 변하고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은 곧, 변하지 않는 진리에 기반을 한 행복은 변치 않는다는 의미이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받아들이면 상처받을 일도, 상심할 일도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모든 일과 사람관계에 있어 마음의 준비를 하면 당황하거나 과거에 집착하고 매사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일이 없었다.

평생 나는 항상 행복하고 싶었다. 내가 무엇을 하던지 어디에서 누구와 있던지 즐겁고 행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나를 항상 행복하게 만들지 않았다. 의미와 즐거움을 찾아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도해 보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재미가 없고 식상해졌다.

다양한 활동과 취미생활도 시도했지만 즐거움과 만족감은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여전히 허전하고 공허했다. 술을 마시면 잊을까 싶어 많이 마셔보았지만 더 괴롭기만 했고 술에 취해 실수만 했다. 어린 마음에 ‘인생은 고(苦)’라는 말만 가슴 깊이 다가왔다.


(계속)